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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발달/발달특성

만 2세 발달특성

by 즐거운포미유 2025. 9. 23.


만 2세(대략 생후 24~36개월)는 ‘스스로 해보려는 마음’과 ‘배우는 속도’가 동시에 커지는 전환기다. 만 1세에 얻은 보행과 기초 언어가 하루가 다르게 확장되며, 놀이와 상호작용 속에서 사고방식이 급격히 발달한다. 이 시기의 아이는 세상을 몸으로 탐험하고, 말을 통해 요구를 표현하며, 놀이로 경험을 재구성한다. 그래서 같은 하루라도 환경과 상호작용의 질에 따라 배움의 양상이 크게 달라진다. 신체적으로는 균형과 민첩성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인지적으로는 상징적 사고와 원인·결과의 연결이 뚜렷해지며, 사회 정서적으로는 자율성과 고집, 공감의 싹이 함께 자란다. 언어는 단어의 폭발적 증가에서 간단한 문장 사용으로 넘어가고, 일상 기술(스스로 먹기, 옷 입고 벗기, 배변 준비 신호 등)의 독립성이 조금씩 자리 잡는다. 신체 발달부터 보면, 만 2세는 달리기와 멈추기, 방향 전환처럼 ‘속도 조절’이 가능해지고, 낮은 곳에서 뛰어내리기, 공을 던지고 차기 같은 전신 협응 활동을 즐긴다. 계단은 올라갈 때 한 발씩 번갈아 디디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시작하지만 내려올 때는 아직 한 칸씩 조심스레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균형감이 좋아지면서 소파나 낮은 의자에 오르내리고, 낮은 평균대나 경사로에서 균형을 잡아 보려고 시도한다. 소근육 발달도 가파르다. 4~6개의 블록을 쌓고, 큰 단추를 끼우거나 간단한 끈 꿰기를 시도하며, 스크루 뚜껑을 돌려 여닫는다. 숟가락 사용은 흘림이 줄고, 포크로 부드러운 음식을 찍어 먹기도 한다. 그림책 페이지를 한 장씩 넘기고, 원 혹은 세로선·가로선 같은 기초 형태의 낙서를 반복하며 원형 그리기로 발전하는 아이도 많다. 이러한 손의 정교함은 퍼즐(2~4조각) 다루기나 소도구 조작으로 이어져 인지 발달과 놀이의 폭을 넓힌다. 인지 발달은 상징 놀이의 확장으로 드러난다. 만 2세는 인형에게 밥을 먹이는 척, 전화기로 통화하는 척, 의자를 버스로 삼아 “출발”을 외치는 식으로 실제 경험을 상징으로 재현한다. 이는 눈앞의 사물과 머릿속 표상을 연결하는 능력이 자라났다는 뜻이며, 문제 해결에서도 작은 ‘계획’이 보인다. 예를 들어 높은 선반의 장난감을 가져오기 위해 상자를 밀어 발판으로 쓰거나, 막힌 블록 구조를 바꾸기 위해 한두 개를 빼서 다시 쌓는 등 시행착오 속에서 효율적인 전략을 찾는다. 분류와 비교의 초기도 관찰된다. 색이나 모양, 크기 기준으로 장난감을 모아 놓거나, “큰 것/작은 것”을 구분하는 말과 행동이 맞물린다. 시간과 공간 개념은 아직 미성숙하나, “먼저~그다음~” 같은 간단한 순서를 따라 하거나, 집→놀이터→집처럼 익숙한 동선을 기억한다. 지시 이해도는 한 단계 올라 ‘두 단계 지시’를 따르는 일이 늘어난다(“책상 위 컵 갖고 와서 엄마에게 줘”). 다만 사고의 중심은 여전히 자기 관점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 규칙을 이해해도 충동이 앞서 실행이 흔들리기 쉽다. 언어는 이 시기의 하이라이트다. 단어 수가 급격히 늘고, 조사가 매끄럽지 않아도 “엄마 이거 해”, “물 더 줘”, “강아지 자요”처럼 두세 낱말을 이어 간단한 문장을 만든다. 사물 명·사람 호칭에서 동작·상태표현으로 확장되며, 의문문 사용이 폭발한다(“왜?”, “어디?”, “누구?”). 말보다 먼저 자라는 ‘듣기’ 능력 덕분에 일상 지시를 상당 부분 이해하고, 낯선 단어도 맥락으로 추측한다. 발음은 또박또박하지 않더라도 의사소통 의지가 강해 비언어 신호(손짓, 시선, 몸 방향)와 말을 함께 사용한다. 반복적인 책 읽기, 노랫말 따라 하기, 일상 활동을 말로 묘사해 주는 ‘내러티브 양육’은 어휘와 문장 구조의 성장을 돕는다. 사회정서 발달에서는 자율성과 한계 설정이 부딪히며 소위 ‘고집·투정(떼쓰기)’이 잦아진다. 에릭슨의 관점에서 이 시기의 과업은 ‘자율성 대 수치심·회의’로, 스스로 하려는 시도를 존중받으면 자기효능감이 자라고, 반복된 제지·비난은 위축과 저항을 낳는다. 따라서 “안전한 실패”의 기회를 충분히 주고, 선택지를 두세 개로 제한해 아이가 통제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빨간 양말로 신을래, 파란 양말로 신을래?”). 감정 조절은 아직 미완성이라 좌절 시 격렬한 표현이 나타나지만, 공감의 싹도 분명하다. 울고 있는 또래에게 휴지를 가져다주거나 등을 토닥이는 모습, 아픈 장난감에 밴드를 붙이는 상징적 돌봄은 정서 이해의 발아다. 애착 관점에서 주 양육자는 여전히 ‘안전기지’이며, 낯선 상황에서 탐색→확인(양육자에게 돌아와 재충전)→재탐색의 리듬이 안정감을 준다. 또래와의 놀이는 대부분 병행 놀이나, 간단한 역할 나눔과 모방이 늘며 느슨한 협력의 실마리가 보인다. “내 거” 경계는 강해 공유·순번 지키기가 어렵지만, 짧고 구체적인 규칙과 모형화로 점차 학습된다. 생활 기술의 독립성도 크게 전진한다. 숟가락·컵 사용이 안정되고, 간식·식사에서 ‘까다로운 먹기’가 두드러지기도 한다. 이는 성장 속도가 다소 둔화하며 나타나는 흔한 패턴으로, 양을 강요하기보다 규칙적인 식사 시간, 다양한 식재료의 반복 노출, 긍정적 식탁 분위기가 도움이 된다. 배변은 준비 신호(2시간 이상 마른 기저귀 유지, 변의 신호를 표정·말로 알림, 간단한 옷 내리고 올리기)가 보일 때부터 놀이처럼 접근하면 좋다. 수면은 보통 11~14시간(낮잠 1회 포함)을 필요로 하며, 일정한 취침 루틴이 정서 안정과 낮의 탐색 질을 높인다. 안전 측면에서는 호기심이 곧 위험이 되기 쉬우니 가구 모서리 보호, 끈·작은 부품 정리, 창문·계단 안전장치, 물놀이·주방 활동 시 밀착 감독이 필수다. 만 2세의 학습은 놀이 그 자체다. 모래·물·점토 같은 감각 놀이, 블록·대근육 놀이, 소꿉·역할 놀이가 두뇌 전반을 자극한다. 교사·부모가 던지는 좋은 상호작용 질문은 “무엇을 봤니?”보다 “어떻게 했더니 그렇게 되었을까?”, “다르게 하려면 무엇을 바꿔볼까?”처럼 과정과 전략을 묻는 형태가 유익하다. 감정 상담도 핵심인데, “화났구나, 블록이 무너져서 속상했지. 다시 해보자. 먼저 밑판을 넓게 해볼까?”처럼 감정을 이름 붙이고(라벨링) 문제 해결로 연결하면 자기조절의 회로가 강화된다. 스크린 노출은 짧고 공동시청·공동대화가 원칙이며, 수면·놀이·상호작용 시간을 잠식하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 주의 깊게 볼 ‘경고 신호’도 있다. 24~27개월 무렵까지 두 낱말 조합이 전혀 없거나, 50단어 미만의 극단적 어휘 제한, 간단한 두 단계 지시를 이해하지 못함, 눈맞춤과 공동주의(같은 대상 함께 보기) 지속적 결여, 상징 놀이가 거의 없거나 반복적·고정적 행동만 현저히 두드러지는 경우, 또래나 성인과의 상호작용 회피, 잦은 넘어짐·계단 오르내리기의 현저한 어려움, 한 손 선호가 너무 일찍 고정되어 반대 손 사용을 거의 하지 않는 모습 등은 발달 평가가 권장된다. 또한 이전에 하던 말·놀이·상호작용이 뚜렷이 줄어드는 ‘퇴행’이 보이면 즉시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 조기 확인과 개입은 효과가 크며, 단지 ‘느린 기질’인지, 특정 발달 영역의 지원이 필요한지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된다. 결국 만 2세는 “나도 할 수 있어!”라는 내적 동기가 폭발하는 시기다. 가장 좋은 지원은 안전한 환경, 예측할 수 있는 일과, 따뜻하고 단호한 한계 설정, 풍부한 언어·감각·사회적 자극, 그리고 실패를 허용하는 여유다. 아이의 기질과 속도를 존중하며 작은 성취를 구체적으로 칭찬할 때 자기효능감이 단단해지고, 그 힘이 다음 도전을 부른다. 오늘의 한 번 더 시도하기, 한 문장 더 말해보기, 한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 보기 같은 작은 걸음들이 쌓여 만 2세의 하루는 배움으로 가득 찬다. 이 시기를 의도적으로 설계하고 함께 즐긴다면, 아이는 앞으로의 유아기·학령기 발달을 지탱하는 견고한 토대를 갖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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